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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한 웹에이전시 가지말라는 이유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요즈음 2023. 1. 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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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퍼블리셔로 직무를 전향하는 사람들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영세한 곳은 피해라

 

나도 이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취업이 절실하다면 최종합격한 것만으로 이 사실에 장님이 되기 쉽다.

바로 나처럼...

 

" 영세하다 "를 네이버에 치면 "작고 가늘어 변변치 못하다"라는 뜻이 나온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그냥 가지말라는거다.

출근했는데 직원이 5명 미만이고,

근속년수가 1년미만 혹은 짧다면 바로 런(RUN)해야하는 영세한 에이전시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곳에 있어봐서 아는데 일찍이 런해서 재 취업하는게 시간낭비 안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영세한 에이전시에 3개월 있으면서 여러 일들을 겪었다.

그곳은 대표, 디자이너, 퍼블 총 3명이 있었고, 몇주 전까지만해도 2명이 더 있었는데 둘다 퇴사한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나까지 해서 총 4명인 작은 에이전시였다.

대표가 디자인을 하고 컨펌까지 모든 일을 다 도맡아 했는데 디자인 산출물이 나오면 퍼블리싱해서 외주 개발업체에 의뢰해서 클라이언트한테 전달하는 식의 회사였다.

 

이 곳은 대표가 디자인 실력이 없지는 않았다.

(근데.. 경력에 비해 개발 용어에 대해 아는게 없다랄까..그래서 의사소통이 너무 안되긴 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일정 조율은 항상 미루는 것이 디폴트라고 생각하 것과,
노동법, 세금관리 등 여러 측면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대표적인 곳이 이 곳 이었다.
(스타트업도 아니고 법인전환 전까지 약 8년정도 운영했는데 이렇게 아는게 없는건지..)

 

내가 겪은 일들을 나열해 보자면...


  1. 입사헀을 당시 4대보험 가입을 한달동안 안해주었다.
  2.  4대보험이 첫달 부터 미납되었다.
  3.  월급일 하루, 이틀 늦어졌다.
  4. 다른 직원들은 월급이 일주일 뒤에 나올거라고 통보를 받기도 했다.
  5. 사업체는 자기 가족 명의로 사업을 하고 있다.
  6. 근속년수가 1년이상을 넘긴 직원이 한명도 없었다.
  7. 포토샵을 킬때 결제하라는 창이 2개월동안 떴다.(결제할 생각이 없어 보임)
  8. 이전 퇴사자들 4대보험 상실신고가 계속 안되서 국민연금부장님이 직접 상실신고 서류들고 찾아왔다.
  9. 전기료 독촉장이 날라왔다
  10. 올해 초에 계약했던 프로젝트가 10월말까지 진행되지 않아 파기할뻔한 걸 다시 계약했는데 계속해서 프로젝트 진행을 안시켜서 결국 클라이언트가 찾아왔다.
  11. 일정은 보여주기 식 일정을 짜놓고 대표가 일을 안하니 할일이 나오지 않아 일이 미뤄졌다 --> 클라이언트 방문 루트
  12.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보다 자사 홈페이지 리뉴얼이 더 중요했던 건지, 프로젝트는 안하고 홈페이지 디자인만 3개월동안 3번 바뀌었다.(퍼블리싱 3번함)
  13. 계약이 파기되면 위약금을 주기위해 다른 계약건을 따와서 계약금 돌려막기를 한다.(계약금 돌려막기)
  14. 그러다가 점점 회사에 돈이 없으니, 수습이었던 나를 해고했다.
  15. 마지막 달 월급이 안들어왔다. (--> 이 과정은 다음에 차차 풀어보겠다)

안정적인 자본이 있는 것이 아닌, 한달 벌어 한달 사는 사업체 구조여서 매 한달이 바람 앞 촛불처럼 휘청휘청거렸던 에이전시였다. 그리고 대표라는 사람이 노동관련한 법이라든가, 세금관련해서 무지해서 세무사도 없던 곳이여서 세금관련해서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지만, 많은 문제가 있는 곳이였다.

 

 나는 이와중에 6개월까지 다녀볼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수습기간 끝나기 전에 나를 잘라줘서 되려 고맙게 생각한다. 그때 잘라줘서 여기보다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만약 내가 계속 거기 있었다면 지금의 회사 공고를 보지 못했을 거고, 취업을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드니까 그 때의 나의 위기가 행운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버텨보겠다는 아둔한 생각을 하늘이 정신차리도록 등 떠밀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나는 오전에 짐을 챙겨 퇴사를 했는데, 오후에 화난 클라이언트가 찾아와서 사무실을 헤집어 놨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확실하게 망해가고 있는 것 같아 통쾌하다. 찾아온 클라이언트는 중견기업이라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과연..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한데, 인과응보 아니겠는가 싶다.

 

웹에이전시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경험했던 영세한 웹어이젼시는 이런 곳이었다.

미래가 없는.. 답도 없고... 돈도 없고.. 휘청휘청거리는 머.. 다닐 이유가 없는 곳
신입인데 취업이 안되서 아쉬운 마음으로 들어가는건 절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냥 도망치세요! 그것도 빠르게! 

차라리 갈 거면 큰 곳으로 가세요! 노비도 대감집 노비가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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