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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하완작가, 한국에세이 베스트셀러

요즈음 2020. 3. 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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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시간이 조금 날때마다 ebook으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하완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의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책이 발간되었을 당시에 눈에 들어왔지만 읽지 않다가 뒤 늦게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제목이 눈에 띄는 책입니다. 저도 책 제목때문에 책내용에 어떤까 하면서 언제가는 읽어 봐야지하며 머리 한 구석에 담아두었을 정도니 책 제목으로 손이 가게끔 잘 지은 것 같더라고요.

 

책의 초반 중간부터 펼쳐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의 재수했던 당시의 부분이었는데 저와 같이 미술을 전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저 혼자만의 동질감이 생겨 글을 계속해서 읽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느꼈을 입시생의 마음을 저는 너무 공감이 되었습니다. 

더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입시할때 저를 지배하고 있던 생각이었거든요.

저와 작가의 나이차이를 생각하면 미대입시 풍경은 바뀐게 하나도 없나봅니다. 

저도 작가처럼 가고 싶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해 재수를 하고 싶었지만 현실에 순응하고 재수는 하지 않았지만, 재수를 선택한 당시의 작가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아 마음이 한 구석이 아려왔습니다.

 

대학가면 다 잘 될 줄 알았던 어린날의 치기..

대학이 전부였던 그런 시절..

어른이 되고나서 세상은 쉽지 않은 곳임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지금..

 

제가 처음 책을 접했을때 이 부분을 읽었던 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의 삶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였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나이가 40대인데도 20대인 제가 너무나도 공감하는 문구들도 많고

저보다 10년 이상 일찍 삶을 살아가는 입장으로서 이러한 삶도 있다.라고 알려주는 그런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나이에 상관없이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작가의 문체가 자조적이고, 솔직해서 읽는데 피식피식 웃기도 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툭툭 던지는 글들이 지금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상황들을 무심하게 조금 간단한 시각으로 풀어 주는 듯 했습니다. 

종종 읽으면서 어쩌라는거야?라는 듯한 허무주의적 문장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생을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함을 가지고 살자라는 기본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간 것 같습니다. 


 

 

"인생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통제가 안된다."

 

"힘이 들어간다는 건 경직된다는 것, 우연하지 않다는 것,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힘을 뺀다는 건 딱딱하지 않다는 것, 유연하다는 것, 자연스럽다는 것,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것, 겁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심히 준비한 시험에 너무 떨어서 점수가 안나온 적이 있었는다. 그렇다 너무 힘을 주는건 겁을 먹고 있던 거다.

     또, 나에게 기회가 찾아오면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게 마지막인냥.. 잘 해내야겠다는 욕심이 든다. 그러면 망친다. 결과물은 마음에 들지 않아 쳐다보기 싫어질 정도로.. 생각해보면 기회는 오는게 아니고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생에 정답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심지어 이 문제의 출제자는 처음부터 정답 따위는 만들어놓지도 않은 듯하다"

 

"수수께기의 본질은 재미에 있다. 

그렇다. 재미있자고 던진 문제에 우리가 너무 죽자고 덤빈 건 아닐까?"

 

"이 수수께끼에는 어차피 정답이 없다."

    -입버릇 처럼 '답이 없네'라고 하는데 그렇다. 이 수수께끼엔 답이 있을리가

 

"자, 이 문제를 어떻게 풀건데?" 인생이 나에게 묻는다.

   -몰라..

 

"가끔은 인생에 묻고 싶어진다. 왜 이렇게 끝도 없이 문제들을 던져주냐고, 풀어도 풀어도 끝도 없고, 답도 없다. 이쯤 되니 인생이 하나의 농담처럼 느껴진다. 정답 없는 수수께끼 같은 농담 말이다."

 

"농담을 걸어온다면 농담으로 받아쳐주자"

 

"이건 '답'이 아니라 '리액션'이 중요한 시험이니까"

 

"나는 타협이 필요한 인간이었다. 강렬하게 '하고 싶은 일'은 없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있는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호불호가 완전한 색을 띄는 것을 느낀다. 나는 강렬하게 하기 싫은게 많다. 아침일찍 일어나는 것, 학교를 가야하는 것, 공부하는것, 가끔 그림그리는것... 하지만 하고 싶은게 없다는게 항상 고민었다. 아닌가? 하고 싶은 건 많지만 하지 않는 걸까? 

 

"유연해야 한다. 힘을 빼고 이리저리 휘둘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타는 것이니까"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데도 간신히 삶을 유지하고 사는 정도다."

    -이게 보통아닌가? 너도 나도 모두다ㅋㅋ

 

"그림책<100만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는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때 '아, 이제 돈을 안 벌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안도했다. 다양성도 다양성이지만 원래 밥벌이라는 게 지긋지긋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100세 시대라는게 너무 지긋지긋하게 느껴졌다. 지금처럼 100살까지 아둥바둥하면서 살까봐 무서워졌다. 그런 삶이 무서워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지금의 고민도 징글징글했다. 그래서 지금부터 30년만 더 산다면? 하는 공상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비슷한 맥락의 생각이 책 속에 나오니까 엄청 반가웠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역시 사람 사는건 다 똑같다.

 

"우리는 철저하게 '회사인간'으로 교육받는다."

    -굉장히 공감된다. 취업률이 낮아 미대가 공대 안으로 들어갈 뻔했다. 그때 느꼈다. 대학은 기업이구나. 기업을 위한 곳은 대학이구나.

 

"공부와 스펙은 오로지 입사를 위한 것이다."

  -그래도 이건 기업 입장에서 봤을땐 이해간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뭘 보고 뽑나.. 그래도 커트라인이 요즘 너무 높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쌓을려다 준비만 하다 끝나겠다.

 

"그림을 그릴 때면 문득 너무 행복한 기분이 몰려와 붓을 내려놓고 가만히 눈을 감는다는 그였다."

    -나도 이런 자세로 그림에 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한 그가 부러웠다. 아마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불안해했던 건 그림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한껏 기대했던 게 아닐까? 잘 해야 겠다는 강박과 완벽해 지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때문에 그림을 그릴때 힘들었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싶은 게 많다는 건 그냥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영혼의 어딘가가 병들어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내 장바구니는 항상 빵빵하다.

 

"지금 당장은 못 사더라도 나중에 돈이 생기면 살 수 있으니까. 그 돈이 영원히 안 생긴다는 게 함정이지만"

   -ㅋㅋㅋㅋ 완전 인정ㅋ

 

"끝내 인정받지 못하더라고 적어도 하고 싶은 걸 실컷 했으니 남들의 취향에 맞추려고 노력만 하다 끝내 인정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그래서 해볼려고..

 

"모두를 맞추려다간 아무도 못 맞출 수 있다."

  -어중이 떠중이가 되는거겠지? 지금 내 모습인가?

 

"꿈을 이루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하지만 계속 불행했다...."

  -현실에 타협하는 것도 필요한 듯 하다. 현실안주가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는 것. 이것이 필요한 듯. 꿈이라는 건 달콤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질때가 많으니까.. 꿈을 꾸는 지금도 현실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최대한의 기본적인 삶은 누려야 하니 타협이 필요하다. 


    

 

중고등학교를 지내오면서 등수를 매겨 서로 경쟁하던 학교생활을 지나 취업을 위해 무한 경쟁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그런 삶. 취업에 성공했다하더라고 살기 위해 혹시 모를 미래때문에 열심히 인생을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잠시 생각의 구멍을 뚫어주는 책이지 않을까 합니다.

 

인생이 무겁고 버거울때 경직된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들어주는 그런 책이 이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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